의재미술관

   
  제목 : 광주일보 기사 <새 출발 의재미술관 재도약 꿈꾼다>  2019-03-12 10: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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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 의재미술관 재도약 꿈꾼다

20여년만에 이선옥 미술사학자 외부 관장 영입
4월까지 ‘그림의 본으로’전…16일·4월 3일 특강



‘산수화 속 키작은 집.’

무등산 자락에 둥지를 튼 의재미술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만나는 글귀다. 의재미술관은 우리나라 남종화의 대가 의재(毅齋) 허백련(1891~1977) 선생을 기리는 미술관으로 지난 2001년 문을 열었다. 의재 선생은 무등산 자락 춘설헌에 기거하며 많은 작품을 완성하고 후학들을 길렀다. 미술관 인근엔 의재 선생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춘설헌과 의재묘소도 자리잡고 있다.


지난 주 찾은 미술관은 홍매와 백매가 막 봉우리를 터트리는 참이었다. 야외 정원에 설친된 위재환 작가의 조각작품들은 흥미로웠다. 지난 2001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미술관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탁 트인 유리창 덕에 로비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광들이 인상적이며 다채로운 문화상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의재미술관을 찾는 이들은 늘 아쉬워한다. 이처럼 매력적인 공간인데 잘 활용되지 못하는 탓이다.

의재미술관은 줄곧 의재의 손자이자 한국화가인 직헌 허달재(의재문화재단 이사장) 작가가 관장을 맡아 운영해왔었다. 최근 다소 침체됐던 미술관 운영에 변화를 주기 위해 개관 이후 처음으로 외부 관장을 영입해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신임 이선옥 관장은 한국 고미술을 공부한 전문가다. 전남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에서 미술사로 석사학위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조선시대 매화도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우봉 조희룡-19세기 묵장의 영수’(돌베개 간)로 인천문화재단이 수여하는 우현학술상을 받았고 ‘사군자-매란국죽으로 피어난 선비의 마음’(돌베개 간)도 출간했다,

현재 열리고 있는 전시는 ‘그림의 본으로 삶의 본이 되다’(4월30일까지)전이다. 전시실에서 만나는 그림들은 미완성의 느낌이 난다. 의재 선생의 낙관이 찍히지 않은 작품들은 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직접 그려 본을 보인 체본(體本)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자들에게 본보기를 보인 체본 가운데 화조와 사군자 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어 흥미로운 전시이기도 하다.

스승과 한 공간에 앉아 도제식으로 가르침을 받았던 의재의 제자들은 스승이 그린 그림을 모사하거나 몇번이고 그리며 그 뜻을 이으려했다. 단순히 작품만을 모사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스승이 그리는 모습을 보며 그림의 형태, 그리는 순서나 붓놀림. 호흡까지도 함께 익히며 화가로서의 자세도 배워나갔다. 제자들은 화가로 성장한 후에도 스승의 체취가 담긴 체본을 간직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이번 전시작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던 의재 선생의 체본 가운데 가려뽑았다.

전시 중에는 이선옥 관장이 직접 강사로 나서는 두 차례 특강도 진행한다. 강의 주제는 ‘우리 그림 속의 사군자’(16일 오후 2시~2시30분), ‘우리 그림 속의 화조화’(4월13일)다.

이 신임관장이 의재문화재단 등과 협의해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2001년 문을 연 건물은 시설이 낙후돼 보수가 시급한 상황이다. 또 무등산 등산객을 제외한 일반 시민들이 찾기에는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점도 고민중이다. 차량 통행이 금지돼 무등산 주차장에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지라 여름철에는 더 고역이다.

이 관장은 우선 문을 닫은 문향정 찻집을 다시 열고 춘설헌 투어프로그램도 운영하는 등 시민들이 친숙하게 미술관을 찾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와 연관된 특강 역시 좀 더 많은 이들이 미술관을 찾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했다.

또 의재와 전국의 작가들이 교류하며 남겼던 그림들을 모은 ‘의재와 친구들’(가제) 등 다양한 기획전도 구상중이다.

이관장은 “전통회화인 수묵화의 본질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게 남도이고 그 중심이 바로 의재선생님”이라며 “의재 정신을 발현할 수 있는 품격있는 전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의재미술관은 한국화(수묵·채색), 미디어 및 도자, 이론 및 문화예술기획 등 레지던스 프로그램 참여자 4명을 오는 25일까지 모집한다. 문의 062-222-3040.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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